디자인이 기업 혁신의 해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디자인이 더 이상 스타일링 개선을 위한 제품개발 프로세스의 한 단계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컨셉 단계부터 출시까지 제품개발 전 과정에 참여하는 디자인 주도 혁신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최근 제조업 위기가 거론되면서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시장선도 핵심전략 부재와 고부가가치 제품개발이 한계에 봉착했고,

중국에게 세계시장 점유율을 추월당하고 있는 상황과도 관련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 기업들의 대기업 판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독자적 판로개척 등,

창의적이고 선도적인 혁신에 대한 필요성이 요구되면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초 IBM이 조사한 자료(디자인씽킹의 경제적 효과, 2018)에 따르면

기업경영에 디자인을 활용하면 상품 개발기간이 33%, 디자인 작업시간은 75%가 단축되고,

제품출시는 2배가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디자인위원회(2014)는 디자인에 중점을 둔

독일 제조업체의 성장률은 18%를 기록한 데 반해, 일반 제조업체의 성장률은 7.4%로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네덜란드의 탐탐(TomTom)과 스위스의 로지텍(Logitech)은 한 차례 경영위기를 겪은 후

디자인을 전면에 도입하였다.

이후 탐탐은 소프트웨어 개발사에서 네비게이션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제조기업으로,

로지텍은 OEM 제조사에서 오디오, 태블릿 등 디지털 전문 제조사로 기사회생한 것은 업계에서 유명하다.

이와 함께 음향기기 제조업체 뱅앤울룹슨(B&O)이 오늘날 100년 가까운 역사를 이어오며 여전히 업계 강자로 군림할 수 있는 것이나,

글로벌 1위 가전업체로서 다이슨이 혁신적인 제품 출시로 연일 뉴스가 되고 있는 것은

 ‘디자인 우선, 엔지니어 구현’ 원칙의 디자인 주도 경영방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디자인 주도 혁신, 성공기업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디케이(주)는 국내 대기업 공장의 해외이전에 따라 매출하락과 고용 불안정을 겪었다.

초창기부터 디자인회사와 협업하여 기존 생산라인과 부품개발 노하우를 살려 자체 브랜드 상품(디에떼, 공기청정기) 개발에 나섰고,

2013년 하이마트 입점을 시작으로 GD(굿디자인)마크 획득은 물론 2016년에는 중국진출에 성공했다.
㈜이산조명은 산업용 조명시장의 경쟁심화와 중국의 추격으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및 소비재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경우다.

산업용 조명시장이 품질과 원가절감이 가장 중요했다면 홈조명 시장은 브랜드력과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 주효했다.

자체상품 개발 전(全)단계에서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결과 2013년 창업 이후 매출액이 200%이상 지속적으로 증가해 오고 있다.
텐트 폴(알루미늄 뼈대) OEM 전문기업 ㈜헬리녹스 역시 아웃도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자 자체상품(완제품)을 출시하기로 마음먹고

제품에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체 디자이너를 채용하는 등 디자인 혁신을 도입하였다.

디자인 혁신으로 자체상품 개발에 나선 결과 시장에 없던 새로운 개념(무게890g, 하중145kg)의 체어원(캠핑의자)을 출시할 수 있었다.

체어원은 미국, 유럽 등에서 명품브랜드로 인정받으며 해외 디자인상 수상과 함께 아웃도어 시장에서 히트상품을 기록하고 있다.

양면 프라이팬의 대명사 ㈜해피콜은 생산하는 모든 제품의 디자인을 10년 가까이 함께 했던 디자인회사와 통합적이고 일관적으로 관리하며

일찌감치 디자인 혁신을 추진해 온 기업이다.

디자이너가 혁신적인 디자인을 제시하면 엔지니어가 기술적으로 구현해 왔으며,

사업 10여 년 만에 미국,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 현지법인 설립과 35개국에 수출할 수 있었다.

이처럼 디자인이 주도하는 혁신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2018 CES(국제전제품박람회)에서는 디자인 특별관(Design & Source)이 마련된 가운데

 ‘디자인 주도 혁신’과 ‘디자인 씽킹’을 주제로 컨퍼런스가 개최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6년 디자인 정책 아젠다로 ‘디자인 주도 혁신(Design-driven Innovation)’을 내세우며 관련 정책을 추진해 왔다.

또한 2020년까지 400억 원을 투입하여 제조분야 100대 디자인 강소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관련하여 한국디자인진흥원은 디자인이 주도하는 혁신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디자인혁신기업 육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디자인을 혁신의 도구로 삼아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정책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며,

이제 중소기업도 새로운 제품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발행처: 한국디자인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