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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긴 설명 필요 없이 제품과 기업 떠올리게 하는 가장 강렬한 표징…

회사 이미지 쇄신 땐 로고도 변경, 기업과 흥망성쇠를 함께합니다.

삼성전자의 PC나 노트북을 켜면 모니터 전체가 푸른색으로 변한다.

이 푸른색 화면 위에는 곧바로 ‘SAMSUNG’이 새겨진다. 한국에선 ‘삼성’으로,

 미국과 유럽에선 ‘샘숭’으로 불리는 삼성그룹이 만든 제품이란 뜻이다.

한 입 베어 먹은 사과는 뭐라 설명하지 않아도 소비자들은 다 안다.

정보기술(IT) 업계 혁신의 아이콘 ‘애플’이다.

말을 탄 기사 모양과 특유의 노랑·베이지색 계열 체크무늬는 영국 유명 패션 브랜드 ‘버버리’를 떠올려준다.



로고는 제품이나 기업, 혹은 그들 기업이 속한 대기업 집단을 떠올리게 하는 가장 강렬한 표징이다.

잘 관리된 로고는 여러 페이지짜리 설명서가 필요 없이 제품과 기업의 특징을 드러내 준다.

이런 이유로 주요 업체들은 로고 관리에 적잖은 신경을 써왔다. 긴 세월 미세 조정을 통해

최초의 로고를 사용 중인 기업도 있고 완전히 달라진 로고를 채택하는 기업도 있다.

로고를 보면 기업의 창업정신과 철학, 흥망성쇠를 알 수 있다.

■ ‘마누라 빼고 다 바꾼다’ 신경영 때 탄생한 파란 삼성
 

 


삼성은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의 삼성상회가 만든 ‘별표 국수’에서 유래해 별이 3개 들어간 로고의 근간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1993년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는 신경영을 선언하며 교체됐다.

삼성의 이른바 ‘오벌(타원) 마크’에서 별이 사라지고 파란색 바탕에 흰 글씨의 영문이 표기된 현재의 로고는 그렇게 탄생했다.

당시 선임 임원들은 바뀐 로고에 거부 반응도 보였다고 한다. 삼성 관계자는 “당시 안국화재(현 삼성화재)와 동방생명(삼성생명)은

이름과 로고를 바꾸면 영업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18만 명이나 되는 임직원에게 바뀐 회사 배지를 일괄 배포하기 위해서

제작업계가 때아닌 호황을 맞기도 했다. 배지 외에도 영업용 차량 도장, 명함 등도 대대적 교체 작업이 뒤따랐다.

삼성 관계자는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2005년 가독성 등을 위해 글자 간격과 형태를 살짝 바꿨다”라고 말했다.

■ 행운 뜻하는 ‘럭키’와 라디오 만들던 금성사 합친 LG
 


LG 창업주 구인회 회장은 화장 크림을 만드는 업체에 행운을 뜻하는 ‘럭키’를 음역해 락희(樂喜) 화학 공업사라고 이름을 붙여

1947년 창립했다. 제품명을 고민하던 구 회장 동생 구정회 전 LG전자 사장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야구 해설자가 쓴 뒤로 ‘행운의 7회’라는 의미로 럭키 세븐이 자주 쓰이고 있다”며 “행운이란 뜻의 ‘럭키’가 좋을 것 같다”라고 아이디어를 냈다.

크림의 인기에 힘입어 럭키라는 브랜드명이 퍼졌고 1974년 럭키그룹으로 불리게 됐다.

구 회장은 1958년 금성사를 설립해 라디오를 처음 만들면서 로고에 별을 넣었다. 1984년 두 기업을 양대 축으로 키우며 ‘럭키금성’이 됐다.

로고 또한 ‘L’자 형상과 별표를 함께 넣었다.

LG는 1995년 세계화를 겨냥하며 로고를 현재와 같은 영문으로 바꿨다.

영문 ‘L’과 ‘G’를 ‘미래의 얼굴’ 모양으로 만들었다. 이 로고에는 세계, 미래, 젊음, 인간, 기술이란 5가지 개념을 담고 있다.

‘백제의 미소’라는 별칭을 가진 서산 마애삼존불 얼굴을 형상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LG 로고는 유럽과 미국에서 잘 먹혔다.

이미지가 독일(Germany) 기업을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 경쟁사들은 “Lower(가치 낮은) Germany 아니냐”는 비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LG는 ‘기술력이 뛰어나고 튼튼한’ 독일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 “혼다 ‘H’ 로고와 유사” 의심 받았던 현대차
 


자동차 업체는 로고에 가장 민감하다. 차 맨 앞이나 뒤에 한눈에 봐도 브랜드를 알 수 있는 로고가 달렸다.

현대자동차는 1967년 영문 머리글자 ‘HD’를 한자 표기와 합쳐 사용했고, 1993년 엘란트라를 내놓을 때부터 영문 이니셜을 ‘H’로 줄인 로고를 쓰기 시작했다.

한때 ‘후발주자 현대차가 일본 혼다의 H 로고와 헷갈리게 만들었다’는 의심을 받기도 했지만 현대 측은 부인했다.

현대차는 2010년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를 목적으로 ‘H’ 심벌마크를 3차원(D) 형상으로 새로 만들었다.

GM대우이던 한국지엠은 2011년 대우차 이미지를 지우고 미국 본사의 십자가 모양 ‘쉐보레’로 바꿨다.

1911년 첫선을 보인 쉐보레는 스위스 태생 카레이서인 창립자 루이스 쉐보레 이름을 땄다.

한국 소비자는 앞서 이를 ‘시보레’로 불러왔기 때문에 쉐보레로 정하는 데 고민도 따랐다고 한다.

■ SK ‘행복날개’… 도입 초기 ‘나방이냐’ 질문도
 


SK그룹은 4차례 로고를 바꿨다. 1953년 선경직물로 출발해, 1997년까지 ‘鮮京(선경)’ 로고를 사용했다.

1998년 로고에도 SK가 전면에 등장했다. 현재의 ‘행복날개’ 로고는 2005년 탄생했다.

행복날개는 연과 통신위성 등을 모티브로 SK의 두 성장축인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의 비상을 표현했다.

로고 중심 양쪽은 영문 ‘S’와 ‘K’를 형상화한 것이다.

도입 당시 소비자들로부터 “나비냐, 나방이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꾸준한 홍보 마케팅 덕에 자리를 잡게 됐다.

롯데는 1975년부터 2011년까지 35년간 지구를 뜻하는 동그라미 안에 머리글자인 ‘L’ 3개가 겹치는 로고를 사용해왔다.

이후 글로벌 사업이 확대되고 계열사 간 통일성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지난해 영문명 ‘LOTTE’로 교체했다.

창업주 신격호 회장이 독일 문호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여주인공 이름 ‘샤롯데’에서 착안한 것으로 유명하다.
 


■ 고 정주영 회장 작고 후 부침 겪은 ‘현대 표지석’

그룹과 로고는 운명을 같이 하기도 한다. 현대그룹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 작고 후 형제간에 알력이 생기며 함께 출렁였다.

현대건설을 챙긴 고 정몽헌 회장의 현대그룹으로 이어졌다.

한자 ‘現代(현대)’ 로고 옆에 초록·노랑 삼각형 2개를 겹친 형상은 지금은 현대자동차로 넘어간 현대건설이나,

현대중공업에서도 쓴다. 이른바 ‘왕자의 난’ 이후 2002년 치워진 ‘現代’ 표지석은 5년 만에 현대차 그룹 정몽구 회장이 서울 계동사옥에 돌려놓았다.

대우그룹은 1999년 해체됐지만 ‘대우’ 브랜드는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대우전자,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등에는 아직 대우 이름이 남아 있다.

그러나 둥근 부채 형태의 대우 로고는 포스코에 인수돼 대우 브랜드를 소유한 대우인터내셔널만 쓴다.
 

 

▲ 해외 로고에 얽힌 이야기들

세상에서 제일 비싼 사과 ‘애플’
10의 100승 ‘구골’의 오타? ‘구글’
어쩔 수 없이 썼는데 대박 ‘나이키’


‘983억 1600만 달러’.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가 2013년 애플사의 브랜드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 값이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혹은 ‘가장 비싼 사과’로 통하는, 한 입 베어 먹은 사과 모양의 애플사 로고는 그 기원이나 의미 등이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애플 창립자인 스티브 잡스가 존경한 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로고로 베어 문 사과를 선택했다는 설이 있다.
동성애자였던 앨런은 사회적 멸시를 견디지 못해 사과에 청산가리를 주입해 한 입 베어 물어 자살했다.


애플의 첫 번째 로고는 단순한 사과 모양이 아니었다. 나무에 기대 책을 보고 있고 사람 머리 위로 사과 한 알이 매달려 있는 형태였다.
이는 만유인력 법칙을 발견한 뉴턴의 일화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는 설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종종 사용된다.
성서에 나오는 아담의 사과가 인류의 운명을 바꿨다는 점에서 사과를 로고로 선택했다는 얘기도 있다.

타임 편집장과 CNN 최고경영자를 지낸 전기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직접 인터뷰해 쓴 <스티브 잡스>에는
잡스가 사과농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애플’이란 회사 이름을 생각했다고 적혀 있다.
재밌으면서도 생기가 느껴지는 데다 ‘컴퓨터’란 말의 강한 느낌을 누그러뜨려 준다는 것이다.

애플처럼 로고만으로도 신뢰를 주는 해외 업체들이 많다. 코카콜라는 인터브랜드 조사에서 13년간 최고의 브랜드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순위가 다소 밀렸다.
인터브랜드 조사에서 2위 ‘구글(Google)’, 4위 IBM, 5위 마이크로소프트, 9위 인텔 등 절반가량이 IT 기술이나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이다.


구글 로고는 10의 100승을 뜻하는 ‘구골(googol)’에서 기원했다. 방대한 웹의 정보를 모두 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한다.
구골이 구글로 바뀐 이유는 분분하다. ‘구골의 어감이 나빠서’ 라거나 ‘오타가 났는데 의외로 느낌이 좋아서 그대로 사용하게 됐다’ 등이다.

알파벳 ‘M’ 또는 ‘웃는 눈’ 모양의 맥도널드 로고는 초기 식당 구조물에서 이미지를 따왔다.
맥도널드는 1950년대 체인사업을 시작하면서 식당의 양끝에 노란색 아치를 세웠는데
이를 멀리서 바라보면 아치 구조물 두 개가 겹쳐 보이면서 맥도널드의 영문 이니셜인 ‘M’ 혹은 ‘웃는 눈’ 모양으로 보인다.


글로벌 스포츠 용품 브랜드 나이키의 로고 ‘스우시(Swoosh·휙 소리를 내며 움직인다는 의미)’는 잘 알려진 대로
그리스 신화 속 승리의 여신인 니케(Nike)의 날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브랜드 이름인 나이키 역시 니케의 미국식 발음이다.


 
이 로고는 디자인을 전공한 한 대학원생이 단돈 35달러를 받고 만들었다.
1971년 나이키 공동설립자 필 나이트는 포틀랜드 주립대에서 그래픽 아트를 전공하던 캐롤린 데이비슨에게 디자인을 맡겼다.
나이트는 그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로고 결정이 늦어져 생산에 차질을 빚자 ‘그나마 낫다’고 생각한 스우시를 선택했다고 한다.
2013년 나이키 브랜드 값어치는 170억 8500만 달러로 글로벌 브랜드 순위 24위를 기록하고 있다.
나중에 나이키가 성장하여 로고를 만든 대학원생에게 추가로 후사했다고 한다.
 
<자료출처 : 경향신문>